자주 헷갈리는 우리말, 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
한국어에는 유사하게 생긴 단어들이 많습니다. 발음도 비슷하고 의미도 살짝 겹쳐 보이기 때문에, 문맥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자칫 의미 전달에 혼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. 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 역시 그 대표적인 예로, 둘 다 무언가를 '늘게 만든다'는 의미가 있지만, 적용 대상과 방식, 의미의 중심축이 전혀 다릅니다. 이 글에서는 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의 어원, 용법, 의미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, 자주 틀리는 예시를 통해 올바른 표현을 안내드리겠습니다.
‘늘리다’의 의미와 특징
의미: 양적 증가 또는 수적 확대
‘늘리다’는 수, 양, 크기, 범위 등을 많아지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.
즉, 무언가를 확장하거나 증대시키는 개념이며, 시간이나 인원, 돈, 용량 등 측정 가능하거나 추상적인 대상에도 적용됩니다.
‘늘어나다’의 사동형으로, 스스로 늘어난 것이 아닌,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더 크게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.
사용 예시
- 근무 시간을 1시간 더 늘리다
- 학급 수를 늘려야 한다
- 운동 시간을 늘리고 있다
- 저장 용량을 늘렸다
- 예산을 늘려서 사업을 확장했다
이처럼 ‘늘리다’는 시간, 인원, 범위, 수량 등 수치적 또는 개념적 대상에 쓰이며, 물리적인 ‘길이’와는 무관한 경우가 많습니다.
활용 형태
- 늘리다 / 늘려 / 늘리고 / 늘렸다 / 늘리는
‘늘이다’의 의미와 특징
의미: 물리적 길이를 길게 만드는 행위
‘늘이다’는 실제의 길이, 위치, 자세를 길게 하거나 아래로 드리우는 행위를 의미합니다.
이 단어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형태나 상태가 대상이며, ‘쭉 펼치거나 드리우는 동작’이 중심이 됩니다.
‘늘어지다’의 사동형으로, ‘줄을 길게 뻗다’, ‘몸을 펴다’, ‘천을 내려뜨리다’ 등 물리적으로 늘이는 동작에 쓰입니다.
사용 예시
- 빨랫줄을 창밖으로 늘이다
- 팔을 늘이고 하품을 한다
- 천막을 길게 늘였다
- 머리카락을 길게 늘이다
- 졸린 눈을 감은 채 다리를 늘이고 앉아 있었다
‘늘이다’는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동작이거나 물체에 대한 길이 조절이 중심입니다.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.
활용 형태
- 늘이다 / 늘이고 / 늘였다 / 늘이니까
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 비교 정리
구분 기준 늘리다 늘이다
의미 | 수량, 시간, 범위 등 ‘양’을 증가시키다 | 길이나 자세를 ‘길게’ 만들다 |
중심 대상 | 추상적인 것 (시간, 예산, 숫자 등) | 구체적인 것 (팔, 천, 줄 등) |
용법 유형 | 확대, 증가, 확장 | 드리움, 뻗음, 길게 펼침 |
문법 형태 | ‘늘어나다’의 사동형 | ‘늘어지다’의 사동형 |
적용 대상 | 근무시간, 인원, 비용, 범위 | 팔, 머리카락, 천, 줄 등 실체 |
예문 비교
- 근무 시간을 2시간 늘렸다 → O (시간은 양의 개념)
- 팔을 길게 늘였다 → O (팔은 물리적인 길이)
- 예산을 늘였다 → X, 예산은 양이므로 → 늘렸다
- 밧줄을 늘렸다 → X, 밧줄은 길이이므로 → 늘였다
이처럼 ‘양적인 증가’에는 늘리다, ‘물리적인 길이 확장’에는 늘이다를 사용하면 거의 모든 경우에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.
자주 틀리는 표현 예시
틀린 표현 바른 표현 설명
빨랫줄을 창문 밖으로 늘렸다 | 빨랫줄을 창문 밖으로 늘였다 | 물리적 줄을 길게 드리움 |
수업 시간을 30분 늘였다 | 수업 시간을 30분 늘렸다 | 시간은 수량 개념 |
손을 늘려 하품했다 | 손을 늘여 하품했다 | 팔은 길이 대상 |
팀원을 3명 더 늘였다 | 팀원을 3명 더 늘렸다 | 인원은 수량 |
머리카락을 길게 늘렸다 | 머리카락을 길게 늘였다 | 길이 변화 → 늘이다 |
마무리 정리
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하지만, 쓰임과 의미에 있어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.
‘늘리다’는 수, 양, 시간, 범위처럼 개념적인 것을 확대하는 데 쓰이며,
‘늘이다’는 팔, 끈, 천, 머리카락처럼 물리적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한 것을 대상으로 사용됩니다.
올바른 언어 사용은 의사소통의 정확성과 글의 품격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.
특히 공문서나 보고서, 문학 작품에서는 이러한 표현 구분이 문장의 완성도를 크게 좌우합니다.
이제부터는 ‘늘리다’와 ‘늘이다’를 상황에 맞게 정확히 구분하여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.